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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


시라는 단어 앞에만 서면 나는 열등감을 느낀다. 지난 세월 내가 행해 온 책 읽기에 대한 회의감이 무럭 무럭 자라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시라고 하는 영역은 나에게는 신성 불가침 그 자체이다. 나이도 이제는 40대 후반을 넘어서고 있는 시점에 이제는 펼치기 보다는 하나씩 다지고 뭉쳐서 무언가 건실하게 하나의 구성체를 내 놓아야 할 초입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럴 때 시라고 하는 형식이 주는 그 압축성과 단단한 내적 구조가 더욱 나에게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역시나 나로서는 전혀 건드려 볼래야 볼 수 없는 장벽 그 자체로 다가온다. 지인들은 그냥 편하게 즐기라고 한다. 손 가는대로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그냥 펼치고 읽고 또 쓰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안된다. 나름 시를 읽어 보겠노라고 시집을 손에 들었어도 며칠 간 일뿐 어느덧 내 눈과 손은 압축보다는 풀어진 것을, 은근 보다는 노출을 더 편안해 하며 그 쪽으로 내 몸을 이끌어 가곤 했다. 그런 나의 시에 대한 열등감의 장벽에 균열을 만들어 줄 그 무엇이 필요한 시점에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책에 대한 소개의 글이 먼저 내 마음의 무장을 해제하였다 할까... 시 그 자체만 붙잡고 씨름하기 전에 먼저 그 시를 쓴 시인에 대하여 알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알아가는 과정이 조급하지 않고 내 호흡으로 쫓아 갈 수 있다면, 거기에 친절하고도 능숙한 안내자가 곁에 있어 준다면 한 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시인들에 의한 시인들의 추적 르뽀라고나 할까? 이미 앞에 2권의 책을 발간한 바 있고 이번이 세 번째 책이라고 한다. 시인들을 출생 지역별로 나누어서 그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남겨 놓은 흔적들을 따라가며 더불어 그의 시상의 근원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집필 의도이다. 내가 거주하는 곳이 서울 근교이다 보니 먼저 이 책의 저자들의 출생지가 서울, 경기,강원 지역의 시인들이라는 점에서 한 수 마음 편하게 접고 들어가게 된다. 처음 이름을 듣는 시인도 있고 이상, 김수영, 기형도, 변영로, 조병화 등 그나마 이름 석 자라도 들어서 알고 있는 시인들도 있다. 모두 12명의 시인들이 다시 살아서 담배 연기 뿜어내며 시를 낭송해준다. 대부분 시간의 흐름 속에 이제는 그 자취마저도 거의 사라져 버린 시인의 흔적을 찾아 거리 곳곳을 무더운 여름 태양 아래, 빗줄기 속에, 혹은 서릿발 같은 추위 속을 헤치며 후배 시인들은 헤매인다. 그리고 그것들을 사진에 담아낸다. 시인들이 활동 할 당시의 대부분의 무대는 이제 그 흔적조차도 남아 잇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문학관의 형태로 아니면 조그마한 기념비나 산소로서만 시인들의 흔적을 더듬을 뿐이다. 그러한 추적의 동선에 추적하는 후배시인들의 감성이 더불어 같이 일어나면서 이 책은 기록된다. 추적하고자 하는 시인의 시에 대한 추적하는 후배 시인이 해석은, 그리고 시인을 쫓아가는 여정에 대한 시인들의 기록은 또 그 자체로 한 편의 시라고 할 수 있다. 편하게 마지막 장을 덮었다. 본디 속독이 체질화 되어 잇는 나이지만 식사 후 마실 산보 하듯이 여유롭게 한 장 한 장 지긋이 눌러 가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어라..그렇게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났더니 어느 사이 시란 놈이 옆에서 해말갛게 웃고 있네. 아직은 좀 어색하지만 무언가 친밀하고 기분 좋은 느낌으로 수줍게 악수하는 손을 내밀고 있다. 이번 기회로 이 녀석하고 친해 질 수 있으려나?
시문학의 대중화와 창작 현장의 전파와 보존을 꿈꾸는 청년문화예술단체인 시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시찾사 )이 시문학 현장 답사의 마지막여행기 사랑의 시, 여행에서 만나다 를 출간했다. 시가 일부 전공자에 의해서만 향유되고 암호처럼 복잡한 문자로 해석되는 현실에 대해, 시문학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고, 걷게 하고, 만지게 하고, 또 읽게 함으로써 일반 대중들에게 시와 친해지도록 하는 장을 만들자는 의의에 맞게 이 시리즈는 대중 친화적이다.

필자들은 이상(절말은 기교를 낳고, 기교는 절망을 낳고. 서울. 윤수하), 김수영(시여, 침을 뱉어라. 서울. 노용무), 기형도(우울한 도시에서의 짧은 기록. 경기도. 송지선), 박인환(그대 서늘한 가슴아. 강원도) 등 서울, 경기, 강원도 지역의 유명 시인들의 삶의 궤적을 더듬어 친절하게 안내한다. 그들의 삶이 시작되었던 생가를 중심으로 청춘의 혼을 바치고 또 노년의 쓸쓸함을 향유했던 곳곳의 현장들이 르포의 형식으로, 때로는 비평의 형식으로 기록되었다. 여타의 문학기행서적이 단순한 기행의 여정과 여행자의 소회로 마무리되어 있다면 이 책은 사실적인 사진 등을 통하여 대중성을 강화하는 한편 작품의 문학적 해석도 병행하고 있다. 대중지향적인 문체와 내용을 통하여 전문 지식을 녹여내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차별성일 것이다.


여는 글

화려한 도시의 뒤안에서 부르는 사랑 노래 서울

오상순 나는 하나의 티끌이다 양병호
임 화 종로 네거리에 나를 묻어 달라 김형근
이 상 절망은 기교를 낳고 기교는 절망을 낳고 윤수하
김수영 시여, 침을 뱉어라 노용무

도회지를 서성이는 농경의 추억 경기

변영로 시린 강물에 양귀비꽃 흘러라 안현수
홍사용 삶이여, 시인의 눈물을 읽어라 이승철
조병화 나를 잃는 예습을 하고 있습니다 신현미
기형도 우울한 도시에서의 짧은 기록 송지선

태백산맥을 넘어선 별들의 힘 강원

김동명 허무의 뜰에 잠깐 앉다 송정원
이태극 물가에 서서 마음을 비워보다 소필균
박인환 그대, 서늘한 가슴아 유인실
이성선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박지학

 

스타니슬라프 스크로바체프스키 탄생 90주년 컬렉션 (Stanislaw Skrowaczewski 90th Birthday Collection)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작곡가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최신 녹음이라 그런지 음질도 꽤 좋았고 낱장으로 구매하면 구하기 까다로운 음반도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좋았어요. 하지만 음반 의 종이 케이스가 많이 저렴한 티가 나서 아쉬웠네요.세기의 거장 스타니슬라프 스크로바체프스키가 OHEMS 레이블에서 남긴 레코딩을 총망라한 기념비적인 박스물. 브루크너, 베토벤, 슈만, 브람스 교향곡 전집을 비롯하여 바르톡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과 디베르티

dgfgtfs.tistory.com

 

사자가 공짜!

아이들은 친구들이 가지고 있거나 유행하는 장난감 같은 것은 자신도 가지고 싶어한다. 장난감을 사고 싶어 할 때도 다른 친구들은 다 가지고 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 형제인 에릭과 댄. 콘플레이크를 먹다가 상자에 쿠폰 100장을 모으면 사자가 공짜라는 글을 보게 된다. 사자를 받으려면 콘플레이크 상자에 붙은 쿠폰이 100장이 필요했다. 에릭은 댄 형과 함께 슈퍼마켓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사자를 공짜로 받기 위해 1년 치 용돈을 몽땅 콘플레이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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