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는 나를 좌파라고 공격했고, 좌파는 나를 우파라고 공격했다.
돈 까밀로 시리즈 로 유명한 작가 조반니노 과레스키가 한 이야기다. 풍자가 담긴 작품을 남긴 이 작가는 그 때문인지, 언제나 각 진영에서 공격을 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그에 대한 공격이 언제나 그가 상대 진영의 인물이라는 것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는 그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그래서 그가 남긴 이야기들이 더 의미를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바로 이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 로 알려진 돈 까밀로 와 뻬뽀네 의 이야기가 여전히 사람들에 흥미롭게 읽히는 이유도 그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책의 시작에서 돈 까밀로 의 말과 행동에 화가 난 천주교 신자 혹은 신부들은 십자가를 들고 와서 나를 때려도 상관이 없고, 뻬뽀네 의 말과 행동에 화가 난 공산주의자들도 마찬가지로 갈고리와 망치로 나를 때려도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작가는 단지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 의 말은 자신의 마음 속 예수의 말이니 나로서도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 작가의 말을 생각해 보면, 돈 까밀로 시리즈에서 작가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십자가의 예수와 돈 까밀로가 나누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적인 약점을 갖고 있는 두 주인공 돈 까밀로와 뻬뽀네의 사이에서 언제나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선택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예수의 말씀은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의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가장 큰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해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이념에 휘둘려 바보같은 짓을 저지르는 이 두 진영의 대표적인 인물인 돈 까밀로와 뻬뽀네가 결국은 가장 인간적인 면에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은 바로 각자 마음의 옳음에 대한 마지막 선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이 작품 속에서는 작가의 마음에 존재하는 예수의 말씀으로 표현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첨예한 대립 끝에 공멸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에피소드에서 결국은 돈 까밀로와 뻬뽀네가 자신들의 이념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을 통해서 결론적으로 해피엔딩을 이끌어내는 모습은 우리 사는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주는작품이 바로 이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상대방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고 공멸로 나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이 다른 나라의 오래전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념 개정판 출간,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 10권이 개정하여 재출간되었다. 서교출판사가 2003년 이 책의 한국어판 저작권을 독점 계약하고, 이탈리아어 완역으로 새롭게 출간한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한도에서 가독성을 더 높였고 ‘돈 까밀로 이야기’의 참맛을 진솔하게 담고 있으며 이탈리아어 원문의 본뜻을 잘 살려내려고 노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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